어릴적부터 뭔가 읽어 대는걸 좋아 했다. 끄적이는걸 좋아한적도 잠깐 있었지만 내가 쓴걸 남한테 보여주는게 부끄러워서 오래 하진 못했다.

쓰는것도 오래 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읽을것이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 읽는 즐거움으로 그 아쉬움을 달랠수 있다.

읽는다는건 그 책의 저자와의 대화라는 말도 있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읽어온 책들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 일것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일 아닌가? 활자의 연속된 패턴 여러개가 모여서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의식의 구성을 조장하고 이끈다. 대단한 일인만큼 수고도 많이 든다. 쉬운일은 아니다. 머릿속에서 이해하고 있는것과 이를 글로 쓰는것. 그리고 그 글이 단순 기록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해할수 있는 형식으로 만드는것. 전부 완전히 개별적인 일이라고 볼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일들이다.

 물론 그 어려움을 극복한 만큼의 가치가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도전한다고 아무나 다른 사람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건 아니다. 신춘문예 심사위원이라던가 잡지 편집장등의 심사를 거쳐 일정 수준이상이 되는 글들만 그러한 영향력을 가질 기회를 얻는다. 이런면에서 현대의 인터넷 문화는 나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그러현 기회를 동등하게 가질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진다.

내가 쓰는글이 인터넷에 게재가되면 지구 반대편의 사람이라도 손쉽게 읽을 수가 있는것이다. 아무도 안오는 블로그에 그런 영향력의 기회가 쉽게 생기지는 않겠지만 왠지 내가 인터넷 의 정보 쓰레기를 양산했다가 쓸데없이 다른사람의 의식에 쓰레기를 심을까 조심스러워진다.

그런데 지금 이런 글을 쓰는건 이제 더이상 그런 조심스러움과 두려움을 갖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by 징이 2012. 4. 17.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