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코리아에서는 올해 초부터 국내 기술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을 (내가느끼기에는) 상당히 전폭적으로 하고 있다.

생업과는 관계 없이 순수히 관심만으로 기술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하는 나에게는 구글의 이런 지원이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임 장소에 대한 지원으로 금전적인 부담이 줄어드는것도 큰 도움 이었지만 지난 전반기 지원중에 가장 큰 도움을 줬던것은 전반기 막바지에 있었던 운영자 간담회였다.

커뮤니티라는게 그냥 사람 몇명 모인다고 되는건 아니지 않은가? 동네 친구 몇명 모여서 놀려고 해도 "레파토리"라는게 필요한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 여럿이 모였고 나보다 "기술"을 잘 아시는분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같이 놀 "레파토리"만드는데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던지라 다른 운영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자리가 생겨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 있었던 스택오버플로우 운영 사례 간담회도 운영자 간담회의 연장선에서 마련 된것 이었기때문에 최대한 많은걸 뽑아 오겠다는 마음으로 참석하였다. (마음은 그랬으나 현실은 시궁창이라 참석도 파이썬 번역모임의 최용님 도움으로 간신히 했다 ㅠㅠ)

행사에는 스택오버플로우의 홍보와 개발쪽에서 한분씩 오셔서 발표를 해주셨다.

발표는 크게 나누었을때 스택오버플로우의 사상이나 철학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세부적인 운영 시스템에 대한것으로 나뉘었던것 같다.

사상, 철학

사상, 철학에 대해서는 "Cultural Anthropology" 라는 단어를 많이 썼는데 우리말로 하면 "문화 인류학"이다. 좀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약간 모호하기도 한데 전체적으로는 개발자 문화의 선순환하는 생태계에 무척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이해했다. 실제로 그들이 생각하는 순환 구조는 스택오버플로우에서 질의 응답을 계속해서 경험과 명성을 쌓아서 자기네 Career 서비스를 통해 Job을 얻는다... 뭐 이런 생태계같은걸 추구하는듯 하다.

자기네 문화 인류학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이어지고 (솔직히 조금 지루했다;;) 구체적으로 서비스를 구현할때 참고한 부분들이나 벤치마킹한 사례들에 대해서 하나씩 열거를 했는데 제일 먼저 이야기한건 외형에 대한 부분이었다.

외형

외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때 발표자가 행사장의 사람들 복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는 정장을 안입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런식으로 이야기 했다. 실제로 우리는 아무도 정장입은 사람이 없었다. 왜? 우린 개발자니까. 외형이 먼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기때문에 외형에서 부터 우리가 어떤걸 하려는지 보여주려고 노력을 한듯하다. 그리고 여러가지 비슷한 목적의 사이트들을 검토한 사례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한 서비스의 외형을 그대로 따오는 사례가 많은데 좀더 생각해봐야할 부분인듯 하다.

그리고 스택 오버플로우의 여러가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졌는데 스택 오버플로우를 써봤다면 다들 알고 있을 뱃지, 투표, 평판 시스템등에 대한 설명들과 모더레이터들의 역활 및 이런 시스템이 나오게된 동기등을 장황하게 설명하였는데 짧게 요약하자면 전부 질문과 답변의 퀄리티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퀄리티

퀄리티에 대해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수 있었다. 모든 운영 시스템의 목적은 최종적으로 질문과 답변의 수준을 높에 유지하는데 있다고 봐도 괜찮을것 같다. 수준높은 질문과 답변이 없다면 스택오버플로우에 개발자들이 방문할 필요가 없을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비슷한 역활을 하는 웹서비스는 많이 있기때문에 이부분에서 스택오버플로우는 명확하게 선을 그은듯 했다.  질문이 다른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close"되는 사례도 많은데 샘플로 보여준 "close"된 질문들은 지금도 지식인의 프로그래밍 카테고리에 가면 많이 볼수 있는 질문들이다. 결국 운영철학과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의 차이로 야후 엔서, 지식인 등과 스택오버플로우는  비슷해보이지만 무척 다른 길을 걷고 있다(물론 이게 다는 아니겠지만).

중간에 스택오버플로우 티셔츠를 걸고 퀴즈가 나왔는데 "Mother of stackoverflow" 가 뭔지 아냐는 거였다.(근데 저게 무슨뜻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스택오버플로우의 모토 같은걸 말하는것 같은데 답은 "We hate fun." 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fun이란 가벼운 질문들이나 흥미위주의 내용들을 말한다. 이런것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흥미를 끌어서 순간적으로 사이트의 뷰는 늘려주지만 실질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못하는 stuff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진짜 질문과 답변들로 채워지기를 원했다고 한다.

발표를 들으면서 강하게 받은 느낌은 이사람들은 추구하는바가 상당히 명확하다는 것 이었다. 어찌되었든 뷰만 늘리면 장땡이라는 생각은 없고 어떻게든 자신들이 정한 수준의 퀄리티에 도달하기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날 들은 내용들을 커뮤니티 운영에 참고하기에는 아직 내 능력이 너무 부족해서 어떤식으로 응용할수 있을지는 좀 생각해봐야겠다.

by 징이 2012. 7. 31. 01:01